전문가칼럼
김창선(76회)[인천 섬 즐기기]/서해 최북단 기러기 노니는 섬, 백령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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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in(2025.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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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 즐기기]
(7) 백령도
서해 최북단 기러기 노니는 섬, 백령도
/ 김창선 전 연합뉴스 기자
- 수십m 높이의 거대한 암석群 두무진‧용트림 바위… 천하절경
- 북한 어뢰로 침몰 천안함 용사 46명 추모 ‘천안함 위령탑’
- 전국서 14번째 큰 섬… 인천서 뱃길로 228㎞ 초쾌속선 4시간 항해
백령도에서 바라본 대청도 삼각산 전경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 백령도(白翎島)!
직선거리로는 173㎞나 된다. 하지만 휴전선보다 한참 북쪽에 있고 북한 장산곶과는 17㎞로 북한이 훨씬 가깝다. 북한 턱 밑에 있는 셈이다. 서울서 백령도까지는 205㎞이지만 북한 평양과는 150㎞에 불과하다.
이런 지리적 이유로 365일 늘 초긴장상태에 놓여 있고, 우리에게 주요한 전략 전술 핵심기지이기도 하다. 인천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초쾌속선(시속 60∽75㎞)으로 달리고 달려도 4시간이 족히 걸린다. 멀고도 멀다.
백령도행 코리아프라이드호
백령도는 인천보다 북한 황해도가 훨씬 가까운 서해 5도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의 하나다.
이 먼 섬에 주말이나 휴일이면 관광객과 주민들이 대거 몰려 여객선은 거의 만석을 이룬다.
백령도가 10억년의 자연이 빚은 최고의 비경을 자랑해서다. 그 비경으로 백령도는 2019년 7월 정부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인천시민들은 시내버스 요금인 1천500원만 내면 여객선을 탈 수 있는 이유도 있다. 인천을 제외한 다른 시·도 주민들은 주중에만 70%를 할인해 준다. 토·일요일과 국경일은 요금 전액을 내야 한다.
백령도는 과거 고니(일명 따오기, 기러기과)들이 많아 ‘곡도’(鵠島)로 불렸다. 이후 고려시대 황해도 사또의 딸과 가난한 선비의 애뜻한 사랑의 가교 역할을 백학이 했다하여 ‘백학도’로 개명된 뒤 오늘의 ‘흰 날개의 섬’이란 뜻의 백령도가 됐다고 한다.
백령도 끝섬전망대 모습
섬은 남북보다 동서가 좀 더 긴 둥근 형태이고 면적은 51.2㎢(여의도 면적의 17.6배)로 전국에서 14번째로 크다. 공영버스(1일 9회 운행)와 개인택시가 운행 중이고, 렌트카 사업이 성업 중이다.
2천800여 가구의 4천6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북한과 가장 근접한 섬의 하나로 전략적 요충이고 24시간 북한의 침공에 대비해야 돼 막강 해병대가 곳곳에 요새를 구축, 경계 및 방어 작전을 펼치고 있다.
백령도는 여느 섬처럼 해안에 볼거리가 많아 크게 북쪽 해안과 남쪽 해안을 따라 여행하게 된다.
용기포선착장에서 동북쪽으로 향하면 용기포산(136m)이 나오고 정상에는 국토 끝섬전망대가 나온다. 맑은 날이면 북한 옹진반도가 훤히 보인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남북이 분단된 지 72년이 돼도 갈 수 없다.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현장이다.
이어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 진촌리 감람암포획현무암(천연기념물 제393호)지대를 만난다. 이곳 현무암은 구멍이 없고 단단하며 곳곳에 황록색을 띤 감람암 파편이 담겨 있는 특징으로 지구과학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백령도 진촌리 감람암포획현무암 지대 전경
백령도 심청각 기념석. 그 뒤 심청각 전경
주변 해상에는 멸종위기의 잔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제331호) 3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가끔 물 밖 바위에 올라 노닌다.
북서쪽으로 향하면 소설 심청전의 배경이 백령도임을 알려주는 심청각이 언덕위에 우뚝 서있다.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각계의 고증을 거쳐 1999년 10월 세워졌다.
서쪽의 고봉포구에 이르면 갈기를 곧추 세운 듯한 모습의 사자바위가 바다 한 가운데 늠름하게 서 있다.
다시 섬 서쪽 끝에는 10억년의 세월이 빚은 백령도의 비경이 펼쳐진다.
백령도 사자바위 전경
백령도 두무진 전경
명승 8호로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頭武津)은 이곳 바위들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모습을 띠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에 줄지어 서있는 바위들은 하나같이 장엄하고 아름다우며 거대하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는 장관은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이곳 백령도를 수호하는 해병대 흑룡부대 장병들은 1992년 두무진 입구에 통일 염원을 담은 통일기원비를 세웠다.
백령도 해병부대의 통일기원비 모습
백령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묵념하는 관광객들 모습
이곳에서 남쪽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천안함위령탑이 말없이 그날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2010년 3월 26일 밤 백령도 해상 경비 중인 천안함이 북한이 발사한 어뢰를 맞아 두동강 났다.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했다. 북한의 도전이 얼마나 집요한지, 얼마나 무도한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굳건한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위국 헌신한 장병들에게 깊은 애도의 묵념을 올린다.
이어 중화동 마을의 중화동 교회(1896년)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라고 한다.
장촌 마을에는 400년 된 노송이 마을 지켜주고 있고 장촌포구에는 용이 승천하는 형상의 용트림바위와 남포리 습곡구조(천연기념물 507호)가 있다. 이 지역은 일부 지층이 구부러지거나 끊어진 형태를 띠고 있다. 이곳에는 괭이갈매기들이 유난히 많은데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도 고운 자태를 뽐내려는 듯 개의하지 않는다.
백령도 용트림 바위 모습
동쪽으로 가면 길이 1㎞의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이 나타난다. 해안이 모래가 아닌 콩 만한 자갈에서부터 주먹만한 둥근 자갈들로 덮여있다.
바위에서 떨어진 거친 돌들이 억겁의 세월 속에 파도와 바람에 의해 깎이고 깎여 동그랗고 예쁘게 만들어졌다.
백령도 콩돌해안 전경
백령도 사곶해수욕장 전경
인근에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함께 세계에서 2개 밖에 없다는 사곶해안(일명 사곶천연비행장)이 있다.
길이 3㎞, 너비 300m의 이 해수욕장은 아주 고운 모래여서 바닥이 매우 단단한 특징을 갖고 있다. 6‧25전쟁 당시 비상 활주로로 사용됐다. 한마디로 천연비행장이다.
이처럼 백령도의 비경은 먼 바닷길을 달려온 나그네의 수고를 덜어주고도 남는다.
섬이 제법 커서 걸어서 여행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공영 버스나 택시, 렌트카를 이용하는 편이 수월하다.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 하루면 명소 대부분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두무진 포구에서 유람선(유람선협회, 032-836-8088)을 탈 경우 45분 정도 소요돼 좀 빠듯할 수 있다.
먹거리는 두무진 포구의 자연산 회가 대표적이고 북한식 황해도 냉면도 유명하다.
숙박업소, 식당, 교통편, 렌트카 업체 등은 옹진군 홈페이지 (www.ongjin.go.kr)를 보거나 백령면사무소(032-899-3512)로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인천과 백령도 사이 배편은 고려고속훼리㈜(1577-2891, www.kefship.com)의 초쾌속선 코리아프라이드호와 코리아프린세스호 두 척이 있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이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사이에 푸른나래호(032-836-3040)가 1일 2회 운항한다.
백령도행 초쾌속 여객선 코리아프린스호
☞ 서해5도
백령도와 대청도를 얘기할 때면 북한과 매우 가깝고 항상 긴장 상태에 있는 서해의 아주 먼 섬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서해5도라 불리는 이들 섬은 초쾌속선을 최소 3시간 30분 이상 타야만 닿을 수 있는 멀고도 먼 섬이다. 서해 5도는 서해 5도는 서해 최북단에 있는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5개 섬을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인천시 강화군에 속한 우도를 제외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를 말하기도 한다. 우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어서 주민들이 살고 있지 않다. 이들 섬은 인천보다 북한 황해도와 매우 가깝다. 백령도는 인천에서 직선거리로 173㎞ 떨어져 있지만 북한 장산곶에서는 17㎞ 밖에 안된다. 백령도와 대청도는 위도상으로 북한 황해도와 같은 수준이다. 이들 섬 주민들은 늘상 남북 대치의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실제로 그동안 NLL (북방 한계선: 실질적 해상 남북 분단선)을 두고 남북간 충돌이 수차례 반복됐다. 북한의 침략 근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고 있지 않아서다. 군사적으로 매우 긴요한 전략적 요충이다. 이런 이유로 막강 화력을 갖춘 우리의 무적 해병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북한 코 앞에 칼을 들이밀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최전선이기도 하다. 그동안 총 5차례의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 제1연평해전(1999년), 제2연평해전(2002년), 대청해전(2009년), 천안함 피격사건(2010년), 연평도 포격전(2010년) 등이다. 이후 정부는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해 방어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또 주민들을 위해 정착 지원금 지급과 생활 환경 개선 등의 정책으로 서해 5도는 안정을 찾았고 주민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인천시는 백령도 주민들의 교통여건 개선과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공항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인증
정부(환경부)는 2019년 7월 백령도 5곳과 대청도 4곳, 소청도 1곳 등 총 10곳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이를 보전하고 교육 및 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 인증한 자연공원이다. 한마디로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하겠다. 이들 공원은 10억년이란 억겁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인천시, 옹진군은 지질공원 인증을 널리 알리고자 이들 10곳의 공원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일부 공원에는 자연관광해설사를 배치해 공원 지정 배경과 의미 등을 관광객들에게 안내해 주고 있다. 한편으로 이들 공원 보전을 위해 각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는 이들 지질공원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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