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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얼아침대화 300회 치른 지용택(56회) 이사장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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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11. 3. 14)
"한결같은 25년… 인천사람들의 저력을 봤다"
[인터뷰] 새얼아침대화 300회 치른 지용택 이사장
새얼문화재단의 새얼아침대화가 지난 9일 300회를 맞았다. 지난 1986년 4월8일 20여명이 소박하게 시작했던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7시 아침마당’은 25년이 흐른 지금 그 열배인 2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지용택(74) 새얼문화재단이사장은 300회를 마친 소감을 ‘감동적’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감사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지역사회는 “지이사장은 자신이 믿는 우공이산(愚公移山)과 우보천리(牛步千里를)의 실제를 실현한 사람”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아침대화를 비롯해 새얼문화재단이 펼치고 있는 장학사업 백일장 역사기행 계간지 황해문화 등은 20여년 이상의 세월동안 한번도 중단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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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사장에게 아침대화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 재단의 활동 방향에 대해 물었다.
-강산이 두 번 반 변해도 아침대화는 변함이 계속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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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이다. 인천사람들. 사람만이 희망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태풍 불고 눈보라 치는 아침에도 사람들이 크게 줄지 않았다. 궂은 날 힘들게 와 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건네면 ‘혹시라도 사람들이 많이 안와 쓸쓸한 아침대화가 될까봐, 나라도 가야겠다’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한다. 작게 보면 아침대화를 사랑하는 마음이고, 크게 보면 인천사람들의 응집력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게 인천의 힘이다. 인천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인천을 움직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침대화는 차별화된 토론의 장이다. ‘대통령 후보와 장관은 제외한 정치인은 세우지 않는다 ’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리를 배정하지 않는다’ ‘강의주제는 정치현안을 배제하고 정치적 관점에서 지역현안은 허용한다’ 등 몇가지 원칙들이 있다. 왜 그랬는가.
▲정치현안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진보와 보수에 따라 다르고 계층에 따라 다르다. 다루자면 양측다
다뤄야 하는게 맞다. 여건이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정치 현안에서 지역의 문제는 다르다. 인천에 대한 시각과 정책, 발전구상 등은 짚어봐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마도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여기에 대해 유감이나 이의를 받아 보지 못했다.
-강사 선정에도 각별한 배려가 있었다. 시의 적절했고, 주제도 다양했고 그 안에는 꼭 인천이 있었다. 소통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누가 그러더라 소통이 안되면 소탕이 된다고(웃음). 아침대화에는 진보와 보수, 여·야를 아우르는 각계각층이 온다. 이들은 서로 관점도 철학도 다르다. 이들이 25년간 무엇을 했을까. 서로 의견이 달라도 나와 맞지 않아도 몇가지는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내키지 않아도 접근하고 얘기를 한다. 그게 소통이다.
내 마음과 내 뜻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듣는 자세들이 돼가고 있다. 이게 성과다.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강사만 온다면 그건 자신들만의 이야기다. 할 필요가 있겠는가. 또 나에 대한 너그러운 시각이 있었기에 주제 선정에 자유로웠다.
-너그러운 시각?, 그게 무엇인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평소 말씀하신대로 인천당 종신 당원이라는 점인가?
▲(웃음)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회활동을 하면서 단 한번도 정당에 가입한 적도 정치에 관여한 적도 없다. 다만 인천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 등에 참여한 적은 있다. 그러니까 부담스럽지 않았다. 누구를 강사로 초청해도 자유로웠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지 않나, 작년 계양구 보궐선거당시 아침대화에 참석한 민주당 후보에게 쓴 소리를 했다. 세간에서는 그 한마디가 직격탄이 돼서 그를 쓰러뜨렸다고 하더라.
▲중앙 정치가 인천을 쉽게 보는 것 같아 유감이 컸다. 중앙당에서 사람을 내려보내 당선 시키려는게 말이 되나. 중앙당 차원에서 신중하게 고민했어야 한다.
후보가 인천사람이 아니라는 점으로 딴지를 걸면 안된다. 아쉽지만 앞으로 인천사람으로 살게하면 되지 않나. 하지만 인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었고 인천 발전을 위해 일했나, 지역의 현안들을 제대로 꿰뚫어 보고 있나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건 정치적 문제와는 다르다.
-인하대 서규환교수가 새얼문화재단의 활동을 ‘정치·경제 권력으로부터 문화를 지켜내는 문화적 실험’ ‘공동체적 네트워크 공간을 형성해 문화적 성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가는 모델’로 평가했다. 공감하나.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맙지. 나는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개미후원자들이 행하는 자발적 문화운동.
한구좌에 5천원. 작게는 5천원부터 크게는 그 백배까지 낸 돈들이 소중하게 쓰인다. 권유도 있지만 자발적 후원자도 많다. 후원자가 1만명이 넘었다. 또 특별한 목돈 후원도 있다.
21억 9천3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고 해마다 가곡·국악의 밤, 새얼 전국 백일장, 역사기행을 치르고, 철마다 황해문화를 펴낸다. 나는 그저 얼굴일뿐 시민들이 움직이는 문화운동의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지역에서 펴내는 전국 종합지 ‘황해문화’는 이번에 통권 70호를 냈다. 아마도 전국에서도 유일무이한 모델이고,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눈들도 많을 것이다. 필자들 사이에서는 황해문화의 원고료는 실망스럽지도 않거니와 미루지도 않는다는 소문이 나있다.
▲전국 종합지는 서울에서 내는 것이 통념이다. 실제로도 그렇고. ‘황해문화’가 인천에서 발간되는 것은 인천의 자랑이자 긍지다. 버거워도 필자들에게 그만큼의 예우를 해주고 싶다(웃음).
1993년 출간을 시작했다. 단순히 보는 잡지에서 머물지 않고 꽂아두고 다시 꺼내보는 잡지다. 잘 만들어야 겠지. 황해문화는 전국을 상대하는 ‘소통의 창’이다. 책을 열면 전국이 한국 전체가 보인다. 지역이 전국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지용택. 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학생운동을 하다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이후 전두환정권의 횡포로 일을 그만두고 새얼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인천의 원로, 영향력을 지닌 오피니언 리더라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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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사람으로 봐달라. 나이가 많으니 어른 대접을 받게 됐고, 어른으로서 두루두루 아우르고 싶다. 사람에 대해서 편견도 사감도 두지 않으려고 한다.
남들 입에 의해서 나에 대한 곡해나 오해가 돌기도 하더라. 일일이 대꾸하지 않으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 아니라는게 자연스럽게 밝혀지더라.
-우현 고유섭이나 죽산 조봉암선생 추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의 인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위상 복권을 위해 명예 동상·추모비도 세웠고 앞으로 죽산 추모사업은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인가.
▲그렇다. 인천의 인물은 후학들에게 자랑이며 희망이다. 고유섭 선생 동상, 죽산추모비,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는 이런 맥락에서 세웠다. 또 여기에 참여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일일이 이름을 새겨넣었다.(하지만 지이사장은 세개의 비문에 자신의 이름은 새기지 않았다. 새얼문화재단의 이름만 넣었다.)
인천에는 이승엽 장면 죽산 등 비운의 정치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정치신념을 펼쳐보지 못한 채 시대적 상황에 운명을 희생했다. 이런점에서 보면 인천은 원한의 땅이고 그런 정서가 흐르고 있는 곳이다. 사법살인의 희생자 죽산은 무죄판결을 받아 52년만에 귀향했다. 이는 희망의 증거다. 척박했던 토양이 새로운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자양분을 품게 된 것이다.
죽산은 시대를 앞서간 이다. 그의 평화통일론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성금도 어느정도 확보돼 있고, 올해 죽산 동상 건립을 추진할 작정이다.
죽산 추모사업은 시민이 해야 한다. 시민이 움직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들의 가슴과 머리에 죽산이 살아있어야 의미가 있다. 또 죽산을 인천의 정치가로 내려 앉히면 안된다. 인천 출신 한국의 정치지도자로 복권시켜야 한다.
-현역을 퇴장할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계획은. 또 퇴장 이후 구상은.
▲머리속에 이미 그리고 있다. 재단은 자율적으로 조직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 다음날부터 재단일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책은 내게 벗이자 삶의 일부다. 중국 당(唐)시대와 근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책보는 시간이 행복하다. 지금처럼 살거다.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하고 좋아하는 영화도 맘껏 보려고 한다. 그리고 항상 마음속에 새긴대로 덜 부끄러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려 한다.
2011년 03월 14일 (월)
유승희기자 ysh8772@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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