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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의 추억 삼악산을 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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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 경춘선의추억, 三岳山을 넘으며
글 이 무 춘
꿩대신 닭이다. 손해볼일은 아닌것 같다 오늘 대관령 제왕산을 가기로 했지만 전국을 누비는 구제역으로 통제되어 春川의 三岳山으로 발길을 돌렸다
의암호의 빙판위에 투영된 산의 그림자가 한폭의 그림이다.
후삼국시대의 궁예가 쌓은 城이라는 三岳山 城址가 정상 능선을 따라 옛 산성이 자리잡고 아득히 먼 옛날 이고장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긴 古山城이 위치한 山麓을 밟는 나의 발길이 가뿐숨 몰아낸다.
매표소 앞 바로 산길로 5분 정도 오르면 허물어져가는 산장이 나오고 10여분 더오르니 주변 기암을 배경으로 상원사가 보인다.
깔딱고개 넘어 395 암봉에 오르니 수려한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보인다 자주오던 산이지만 계절따라 산은 다른모습이다.
정상에 올라 호반의 도시 춘천 시가지가 냉동실에 쌓인 찬거리 처럼 싸늘하게 보인다.
내려다 보는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는 단어가 있다. 춘천가는 열차 ! 경춘선은 서울을 떠나 공지천 물안개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그래서 경춘선이 낭만,추억과 동의어로 쓰이나 보다. 경춘선 덕택에 춘천은 청춘의 성지로 군림하기도 했다.
입영열차로, M.T열차로 청춘과 사랑과 낭만을 실어 날랐다. 허나 2010년 지난 20일 오후 청량리발 남춘천행 무궁화 열차를 마지막으로 경춘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71년동안 쉼없이 달리던 단선기차는 생명을 다했고 상봉역에서 춘천역까지 1시간대에 주파하는 신형복선 전철이 대신한다.
이제 느리게 가고싶어도 느리게 갈수없다. 대기할수도 없다. 편리해지는 대가로 자주 추억을 잃는것 같다. 마음이 아리다.
발아래 뻗은 경춘가도와 철길이 손에 잡힐듯 가깝게 보인다. 청평.대성리. 강촌등과 함께 경춘선상의 대표적인 유원지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전망대 처럼 우뚝한 삼악산은 탁월한 호반 조망으로 갖가지 추억을 끌어낸다.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에는 철길도 예외가 아닌가 보다
삼악산은 주변 산에 비해 절대고도는 높지않으나 유난히 가파른 산세가 등산객의 두다리를 후들거리게 만든다.
가뿐숨 몰아쉬며 쇠줄이 설치된 미끄러운 바윗길을 치고 오르면 눈덮인 산자락 사이로 의암호의 넓은 얼음판이 시원한 숨고르기를 하게한다.
10억년의 유산 등산폭포 퇴적된 모래 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협곡이란다. 悠久한 永劫으로 보면 10억년도 須臾던가
정상에서 남서로 돌아 내려가는 큰길에 흥국사가 겨울 눈속에 잠겨있고 뽀드득 뽀드득 눈밟는소리가 피로를 씻어준다.
"눈덮인 들판을 걸어갈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뒤에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백범 김구 주석은 서산대사가 지은 이시를 친필휘호로 써서 소중한 지인들에게 전하곤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한발 한발 겨울을 밟는다. 내가 걸은 발자국은 어떤 이정표를 남겼을까 ?... 차갑고 투명해진 겨울 공기 탓일까 멀리보이던 산이 유독 가까이 느껴진다.
칙칙해진 겨울산이지만 삭막하고 초라해 보이지는 않는다. 군데 군데 소나무들이 푸릇 푸릇 생명력을 뽑내고 있는 덕분일게다.
또한해가 바뀌었는데도 산은 늘 그랬듯이 넉넉한 미소로 맞아주었고 우리들은 그 미소에서 새 힘을 얻고 춘천의 삼악산을 내려올수기 있었다.
오늘도 행복한 날이다. 하루하루 건강하게 살면 그만이다. "죽은자들이 누릴수 있는것은 영원한 명성뿐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영원한 사랑을 누릴수 있다."고 타고르는 말했다.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내주위를 돌보며 모두를 보듬고 살아야한다. 함께한 직암의 산우들께 사랑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山이 항상 거기에 있어 나는 행복하다.
2011년 1월12일 삼악산을 넘으며 ~무쵸대사<이무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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