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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연속 인터뷰]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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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한겨레신문(10. 7.13)
[교육감 연속 인터뷰]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
진보후보에 신승 3선 성공
줄세우기 반대하는 ‘보수’
나근형(71) 교육감은 수도권지역에서 광역단체장, 교육감을 포함해 유일하게 3선에 성공했다. 그는 2001~2009년 제6, 7대 인천시교육감을 지낸 뒤 지난 6월2일에 있었던 교육감 선거에 1년 만에 다시 도전해 예상을 뒤엎고 3선에 성공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나 교육감은 1시간 내내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개혁과 변화를 바란다는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보수 성향의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학생들이 학력(학교연령)에 맞는 학습능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는 식의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1939년 8월 인천시 강화도에서 태어나 이 곳에서 초등, 중학교를 나온 뒤 인천으로 유학을 와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1964년 김포여상에서 첫 교편을 잡은 뒤 동인천고 교사, 제물포고 교감, 인일여고 교장과 인천시교육청 중등교육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중학교 때 <학원>이라는 잡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잡지를 사볼 형편이 못돼 친구에게 빌려 밤새 읽었다는 나 교육감은 “지금도 늘 책을 읽는데, 혼자만 보기 아까운 책은 후배들과 사랑하는 교육동지들에게 요약본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초중고 무상급식 2013년까지 전면 시행”
[교육감 연속 인터뷰]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
»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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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 교육감은 12, 13일 시행한 학업성취도 평가(일명 일제고사)를 두고 초등학생까지 밤늦게 문답식 파행 수업이 이뤄지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부작용이 많다고 부각시켜 문제가 되는 것이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 일고 있는 학생인권 조례 제정과 관련해서도 “교육적 차원에서 교육을 해야지 조례까지 만들어서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 2241억 필요…시와 분담비율 등 협의중
중학생 징수 논란 ‘운영지원비’ 순차적 폐지
일제고사, 나쁜 면만 강조돼…별문제 없어
학생인권, 교육차원 문제…조례제정 ‘반대’
-취임사에서 1년간 떠나 있으면서 인천 교육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했는데?
“교육청에서 한 일들이 밖으로 왜곡돼 전달된 것이 많았다. 그리고 민원이 제기되면 우리 시각으로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하는데, 객관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진보 후보와 초박빙(3천표 차이) 승부를 벌였다. 이는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로 보이는데?
“나와 진보 후보와 박빙을 이룬 것은 고정표 때문이라고 본다. 박빙 당선을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로 보지는 않는다. 나도 선거 때 변화시키겠다고 했으니까.”
-인천 정치 지형이 변화됐고 새로 취임한 시장, 구청장도 교육에 관심이 높다. 이를 인천 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가 크고 한편으로는 매우 고마운 일이다. 주민들의 공통 관심사가 교육이라고 해도 틀림없는데, 시장이나 구청장 당선자가 민심을 바로 본 것 같다. 고맙게 생각하고 시민의 여망에 부흥하도록 하겠다.”
-시장도 개혁적이고, 시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추진하려는 정책이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목표 지향이 다를 수 있지만 교육은 어떠한 이념이나 정치적 논리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다소 다른 부분에 대해선 송영길 시장과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 때부터 서로 협의해 해결하자고 했다. 송 시장이 인천의 캐치프레이즈를 ‘맹모인천지교’로 하자고 했다.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육감은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해 특목고 설치를 공약한 반면, 송 시장은 공교육 향상을 위해 10대 명문고를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해 학력 신장을 두고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다.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송 시장의 10대 명문고 육성에 찬성한다. 하지만 현 평준화 제도에서 학생 선발권을 학교에 줄 수 없으므로 지원육성만 가능해 어떤 방법이 있는지 연구를 더 해 봐야 한다고 본다.”
-교육감과 송 시장 모두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계획은?
“초등학교만을 실시하면 180일 기준으로 1115억원이, 초중고에서 전면 시행하면 연간 2241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초등학교부터 연차적으로 시행에 들어가 2013년까지 전면 시행하도록 하겠다. 분담비율 등을 놓고 인천시와 협의 중이다. 분담 비율을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예산 총액비율로 했으면 하는데, 인천시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의무교육이면서도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로부터 징수해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운영지원비는 언제부터 폐지하나?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폐지를 위해선 연간 227억원이 필요하다. 재정 여건을 감안해 2011년 1학년, 2012년 2학년, 2013년 3학년을 폐지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재원으로 추진하고, 인천시와의 협조를 통해 재원이 확보되면 폐지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송 시장은 시교육청 청사를 남구 도화지구에 새로 지어주고 교육청 청사를 시청사로 사용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동의하나?
“행정적인 면에서 비효율이 초래되는 등 여러 면에서 불편한 사항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교육재산권에 대한 평가에서 두 기관의 시각 차가 발생하면 이전문제 협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인천시에서 협의가 오면 심도있는 검토를 거쳐 인천지역의 발전적 관점에서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12, 13일)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초등학교까지 밤늦게 남아 문답식 수업을 하는 파행수업을 하는 등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들은 성적에 반영되는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없이 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호응받는 면이 더 있다. 나쁜 면만 부각시켜 부작용이 많다고 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나 교육감이 재임하던 지난 8년간 인천 학력이 최하위에 머문 것을 놓고 선거 때 책임 공방이 있었다. 나 교육감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억울하다. 수능성적에서 최상위인 1, 2등급 비율이 하위권인 것은 맞지만 전체적인 학력은 수도권에서 인천이 가장 높다. 서울대 합격률도 전국 시도에서 3, 4위 수준이고, 대입 합격률이 높다.”
-엠비정권 출범 뒤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새로운 정책과 잡무가 늘어 일선 교사들이 심한 피로감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평가 결과가 신분이나 보수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지만 교사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사가 학부모, 학생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면 교육이 되겠느냐? 잘못하면 엄하게 나무랄 수 있고 체벌은 아니지만 야단쳐야 하는데, 교육적인 면에서도 의문이 간다. 면밀히 검토해서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잡무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동안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묘안을 짰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와 애드파인(지방교육행·재정통합시스템)을 한데 묶어 학교에 의지하지 않고도 자료를 취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일선 교사들의 업무가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조례까지 만드는 것은 반대다.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 따라 교정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런데 (학생) 인권만 내세우면 안된다. 학생들을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교육적 차원에서 교육시켜야지 조례까지 만들어서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인천시교육청의 인사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지적도 있다.
“내가 강화 출생이고 인천고 출신이어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실제로는 강화와 인천고 출신이라고 해서 더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있는데 유감이다. 이런 말이 안 나오도록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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