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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鄭嶺峙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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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鄭嶺峙 성당산우들과 함께 다녀오며
李茂春(무초대사)
남원의 주천면과 신내면에 걸쳐있는 정령치(鄭嶺峙),생소한 이름이지만 지리산을 찿는 이들에게는 꼭 와볼만한 곳이다. 고리봉과 세걸산 두루 거치면서 정령치 휴게소에서 바라본 멀리 안개속을 비집고 선보이는 중봉. 천왕봉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속 이어지는 산의 바다 연하봉. 촛대봉. 영선봉. 토끼봉등 아련한 추억의 산봉우리들이 멀리 저만치서 손짓을 한다.
3한시대 마한의 임금님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위해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이 이곳을 지켰다하여 鄭嶺峙라는 이름이 지어졌다는데 조망이 좋은것으로 보아 경계감시의 요충지로 여겨질만 하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오시라 3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이 볼수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는 어느 시인의 글처럼 나자신 옷깃을 여미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정령치 고갯마루에서 지리산의 위용에 숙연해질 뿐이다.
태고의 음향이 들리는듯 때묻지 않은 심산유곡 웅장한 산세가 울울창창 푸른옷 속으로 우리들 모두가 빠져드는듯 하다. 육산의 산길이 양옆으로 우거진 숲들이 덮어주고 몇발작만 떨어져도 앞사람이 보이지 않는 작난삼아 숨어 버리기 쉬운 좋은 산길이다.
등줄기 흐르던 땀도 차갑게 느껴지고 지리산의 속살을 파고드는 능선길에서 7월의 여름을 잠시 잊어본다. 산을 오르며 진폭큰 삶의 성찰 담아가며 산과 나를 따로 분리할수 없는 산의 교훈에 늘 감사하고 싶다. 오르고 내리며 보는세상 만나는 모두에게 늘 감동하고 있다. 산을 통해 성숙해 졌고 삶을 더잘 보게 됐고 깊이나 넓이를 키워 주는것 같다.
우리의 산은 참으로 묘한 구석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법이 없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산은 사람과 함께 웃었고 사람과 함께 울었다. 우리는 기도를 드리려 산으로 들어갔고 죄를 지어도 산으로 도망쳤다. 풍류를 읊을때도 산안에 있어야 했고 도적질도 산속에서 저지르고 6.25 동란이 났으때 지리산 골짜기는 사람이 흘린 핏물을 내려보냈다.
우리의 산엔 사람의 역사가 있다. 내가 지금 서있는 이곳이 바로 지리산 이곳이고 보면 뭔가 느낌이 새로워 지는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행락지가 되어가는 오늘의 산의 모습에서 자꾸 경박해지는 우리네 삶을 읽는다.
우리는 산에 기대어 살았다. 산줄기 따라 길을 냈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길옆에서 농사를 지었다. 우리는 무량한 산의 품에 안겨 살고 있슴을 고마워 해야한다. 우리강산의 근본이자 중추인 백두대간 여기 지리산 자락에 안겨있는 나자신이 너무나 행복할 따름이다.
대지의 푸르름 하늘을 뒤덮었다. 나무숲에 살랑이는 바람이 더없이 상쾌하다. 하늘과 가까운 이곳 지리산 능선은 정말 신선 노름이다. 갈증 풀어주는 한모금의 물, 서로 건네주는 한조각 오이의 향기, 사탕 한개라도 나누어 입에넣는 기쁨 산행이 아니고는 느낄수 없는 기쁨이다.
오늘 성당의 산행팀에 묻혀 좋은 추억을 남겼다. 바래봉 쪽으로 길 잃은 2양도 119차에 실려 무사히 찿아왔고 장마비도 산행끝나고 내려 계획대로 진행되었으니 이게 바로 신의 은총이 아닐까. 묵주기도와 찬송소리가 믿음없는 내귀에 아직도 들리는듯하다.
"제가 오늘 만나는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당신을 만나고 사랑할수 있게 해주십시오.제마음에 타오르는 열정으로 진리를 찿게 해주십시요. 제가 사랑하는 모든이를 위해 그리고 온 세상을 위해서라도 같은 은총을 청합니다." 마리아 님의 기도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 하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사진 남겨주신 이천우님 쭈사랑님 감사드립니다.
2010.7.14(수) 지리산 정령치 다녀오며 ~이무춘 <무초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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